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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딩되서 쓰는 2017년 경기꿈의대학 후기(부천대 네트워크, 한양대ERICA 파이썬)

처음 꿈의대학에 대해 알게 된 시기는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 한 선생님께서 경기꿈의대학이란 제도에 대한 비합리성과 업무과중을 토로하셨는데, 하지 말란 말을 하시니 더 하고싶었다.

나는 그날로 꿈의대학에 대해 알아봤고, 고딩들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대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이라는걸 알았다.
이런 좋은 수업에 내가 빠질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담임선생님에게 과중한 업무를 안겨드렸다.

컴퓨터쪽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네트워크 실무구축 실습을 신청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학교에 대한 선택권은 없었다. 네떡 관련 수업은 한 학교에서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통학만 가능하다면 학교의 위치는 중요치 않았다. 나에게 중요한것은 거기에서 무엇을 배우냐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그 결과는 매주 금요일마다 분당에서 부천대까지 통학을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꿈의대학 참여를 하겠다고 이야기 헀을때만 해도 웃으시던 당시 2학년 담임선생님이, 신청 다음날 어떤 학교 신청했냐고 나에게 물어보셔서 “부천대요”라고 대답을 했다. 당시 선생님의 반응이 아직도 생각난다.

“뭐? 부우천??”

물론 많이 걱정하셨지만 물리적으로 통학이 가능한 거리었기에 별 문제 없이 매주 부천대에 가서 네트워크 실무구축 수업을 수강했다.

이름대로 네트워크 관련된 기본 지식(L1, L2…. L7까지)과 함께 Cisco장비 사용법과 명령어를 배우는 수업이었다.

수업이 아마 저녁 7시인가에 시작했던걸로 기억한다.
5시에 학교가 끝나면 두시간동안 지하철을 타고 부천까지 갔다. 가면서 알아서 삼각김밥 사먹어서 점심을 해결했다.
7시부터 9시까지 수업을 듣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하교했다. 11시에 집에 들어왔다.

당시 교육을 담당하셨던 교수님께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혹시 부천 외에 지역에서 온 학생이 있다면 손을 들어보라”라고 물어보셨던것 같은데 딴짓하느라 손을 들지 못했다. 덕분에 나는 평범한 학생으로 수업을 들었다.

enable <CR> conf t….

 

그렇게 1학기가 지나갔다. 분당->부천 통학에는 2시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매주 학교가 끝나자 마자 지하철을 타고 통학했다. 뛰어가면 얼추 시간이 맞았다.

 

2학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학교 먼저 정하고 수업을 정했다. 다행이도 학교에 딱 내가 원하는 수업이 있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뭐? 한양대?? 에리카??”

난 분당에 거주하면서 한양대 에리카에서 진행하는 파이썬 데이터분석 수업을 신청했다.
매주 왕복 다섯 시간 통학했다. 분당에서 지하철타고 수원에 간다음에 수원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한양대입구역에서 내렸다.

한양대입구역…. 멀다 한양대랑. 누가 그런 이름 지은건지 모르겠다. 입구는 개뿔 한양대 주변이란 단어가 맞다.
내리자마자 겁나 뛰어야 시간이 겨우 맞았다. 체력 많이 길렀지….

당시 수업하셨던 교수님이 교수님은 아니셨고 강사님이셨다. 그리고 그분을 알고 계셨다. 수업을 신청한 학생 중 하나가 뭔가 이상한 지역에서 오고 있다는것을…

수업 마지막에서 일주일 전, 파이썬을 통해 수집한 지도 데이터로 수업을 듣고있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3공학관(?)이랑 자신의 고등학교 위치를 찍는 파트가 있었다. 그때 알았다. 나는 25KM떨어진 곳에서 통학하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과 자릿수가 달랐다.

그리고 내가 그때 배운걸로 추후 개발한 프로그램이 바로 NCBP이다.

 

생각해보니 담임선생님 속 많이 썩였다. 공부는 잘 못하는데 뭔가 활동은 잔뜩 하고있고 보통 이정도 성적이면 정시파로 전향하는데 왜 수시에 매달리고 있나… 모의고사 성적보니 정시는 글러먹은것 같은데 수시성적도 저모양이니 생기부를 잘 써줘야해 말아야해 ㅋㅋㅋ
(다행이도, 정말 좋게 잘 써주셔서 아직도 감사하는 마음이다…ㅎㅎ)

사실 내 고등학교 활동의 대부분이 그랬다. 수시는 변명이었고 내가 하고싶은것만 잔뜩 했다. 그래서 주변에서도 내가 공부 말고 다른걸 잘 한다는 평이 많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고.

 

고생은 했지만 꿈의대학 활동은 만족스러웠다. 대입에 얼마나 도움이 된건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좋으면 된것 아닌가.
사실 나 수시 학종으로 한양대 에리카 썼다. 두개 썼고 두개 다 떨어졌다. 그래서 인경기 못하고 인수도(천안)으로 온거다.

언잰가 한번쯤은 이 후기를 써봐야겠다 싶었다. 일반계 고딩이 언재 이런 수업을 들어보겠는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데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비록 뒤늦었지만, 나같은 학생도 있었다는걸 한번 알려주고 싶다.

 

정해준.